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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DRAMA

자기앞의 생(The Life ahead) - 소외된 삶의 의미

by 쉘비마인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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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유명 소설 '자기 앞의 생'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스위스 출신인 이탈리아인 에도아르도 폰티 감독에 소피아 로렌(마담 로사), 이브라히마 게예(모모), 레나토 카페티(코엔 박사), 아브릴 자모라(롤라) 등이 출연했습니다. 러닝타임 94분, 15세 이상 누구나 관람가입니다.

○ 동명의 소설 원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자기앞의 생'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했습니다. 배경은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바뀌었고, 모모의 성격이 소설보다 강한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또한 아무래도 소설만큼 인물의 심정 변화를 세세하게 그려내기엔 한계가 보입니다. 그럼에도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충분히 흥미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작은 해안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여행을 떠난 듯 그냥 보게 됩니다.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 유명 작가 에밀 아자르의 개인적인 생애를 통해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의 필명입니다. 로맹 가리는 60세가 되던 1960년 장편 ‘새벽의 약속’ 출간을 시작으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1974년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그로칼랭’이란 책을 출간해 신예 작가로 주목 받았고, 이듬해인 1975년 두 번째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습니다. 로맹 가리로서의 작품은 이후 평론가들의 혹평에 시달렸지만, 에밀 아자르는 신예 작가로서 신분을 속이며 편견과 싸운 인물입니다.

'마담 로사' 역은 이탈리아 국민 배우인 소피아 로렌이 맡았습니다. 85세 나이에도 영화에 출연하며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만큼, 영화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컸습니다.


○ 함께 볼까요

영화는 6개월 전의 일을 회상하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모모는 엄마를 잃고 유럽 남부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한 시장에서 할머니의 가방을 날치기해서 도망칩니다. 훔친 물건을 팔지는 못하고 집안에 숨기려다 자신을 돌봐주던 의사 코엔에게 들키고 맙니다. 코엔은 자신보다 더 모모를 돌 볼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마담 로사에게 모모를 맡깁니다. "사랑만 해주면 돼요"라고 말하면서요.

전직 매춘부였던 마담 로사는 나이가 들어 자신과 같은 매춘부가 낳은 아이들을 봐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모는 그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됩니다. 모모가 이전에 시장에서 훔쳤던 촛대는 마담 로사의 것이었습니다. 모모는 마담 로사가 싫었지만 몰래 약을 받아 팔기 위해 버팁니다.

마담 로사는 나이가 들어 가끔 치매같은 정신적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영화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그녀는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의 생존자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두려움에 엄습해 올 때마다 컴컴한 지하실에서 안정을 찾곤 했습니다. 모모는 이런 마담 로사를 가끔 엄마와 동일시하면서 어떨 때는 연민을 느끼고 걱정하게 됩니다.

한편 모모는 약을 계속해 팔고, 마담로사는 모모가 나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잡화 상점에 데리고 가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로사는 때로는 모모를 따스하게, 때로는 거칠게 교육시킵니다.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새로운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모모는 마담 로사에게서 엄마의 부재를, 늙은 로사는 모모에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고, 이들은 서로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마담 로사는 결국 지하실에서 숨을 거둡니다. 모모는 로사가 병원은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한 말을 떠올리고 그녀를 구해 지하실에서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모는 마담 로사가 보여줬던 사진을 기억하고는 미모사 꽃을 선물합니다.

모모에게 로사의 죽음은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갔을까요? 그러나 모모의 앞에 펼쳐진 생은 이전만큼 어둡지는 않을 것입니다.


○ 기억하고 싶은 말들

“난 아직 어리고 내 인생은 이제부터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 나는 행복에 목숨 걸지 않을 거다. 나는 행복에 목숨 걸지 않을 거다. 어쩌다 행복이 찾아오면 뭐, 좋겠지. 근데 안 찾아오면 또 어때? 각자 생긴 대로 사는 거지.”


"자연이 이롭다는 건 거짓말이다. 자연은 제멋대로다. 때로는 꽃과 동물이지만 때로는 나이를 먹어서 병원에 갇히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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