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심리 추적 스릴러 '괴물'은 TV 채널 JTBC에서 올해 22월 19일부터 4월 10일까지 방영된 16부작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에 4월 11일부터 공개된 화제작입니다. 러닝타임은 한 회당 1시간이 조금 넘으며,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심나연 PD 연출, 배우 신하균, 여진구, 최대훈, 최성은 등이 출연했습니다.
○ 추리 심리극의 매력
드라마 '괴물'은 추리 수사극이라기보단 추리 심리극에 가깝습니다. 여러 인물 구도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드라마 곳곳에 뿌려져 있는 떡밥을 회수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다음화 보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매화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뛰어난 몰입도를 자랑합니다. 배우들의 얼굴을 '익스트림 클로즈업' 하는 기법을 종종 쓰면서 긴장감을 배가 시킵니다. 배우 신하균은 초반부터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여진구 역시 밀리지 않고 후반부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믿고 보는 두 배우는 팽팽한 긴장감을 드라마 내내 선사합니다.
'괴물'은 8화가 넘어가면서 사건이 거의 끝나는 듯 트릭을 쓰지만, 그 이후에는 더욱 빼곡히 촘촘하게 숨어있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웰메이드 드라마란 칭송을 받는 듯합니다. 두 주인공 간의 유대감이 생겨나는 장면 또한 억지스럽지 않고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스릴러 드라마 '시그널', '비밀의 숲'을 즐겨봤던 시청자라면 환영할 만할 탄탄한 드라마입니다.
○ 다소 무서운 내용있음 주의
드라마는 문주시 안양읍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이동식의 여동생 이유연은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수재로, 약 20년 전 한 통의 문자를 받고 나간 뒤 살해됩니다. 이때 시체는 찾지 못하고, 이동식의 집 앞에는 여동생의 열 손가락만 잘린 채 발견됩니다. 그리고 살해 용의자로 다름 아닌 이동식이 지목됩니다.
결국 수사는 미궁에 빠진 채 종결이 되었고, 아버지는 자식을 잃은 슬픔에 한겨울 밖에서 동사를 하고 맙니다. 시간이 흘러 이동식은 여동생을 죽인 살인자를 잡기 위해 경찰이 됩니다. 피해자의 가족이자, 사건 용의자로, 또 경찰로 역할이 수시로 변하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이동식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안양파출소로 내려오는데, 뭔가 비밀을 알고 있는 한주원과 부딪히게 됩니다.
차기 경찰청장의 아들인 한주원은 뛰어난 엘리트 경위로, 문주시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그는 이동식을 의심하기도 하며, 문주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용의 선상에 올려 조사합니다. 매화 용의 선상에 오르는 인물들이 바뀌는데, 이제는 안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럽습니다. 이 둘은 마치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서서히 괴물로 변해가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슈퍼 주인의 달 민정이 자취를 감추게 되고, 그녀의 손가락 열 마디만 발견됩니다. 20년 전 유연과 같은 강력사건이 또 발생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용의선상에는 이동식과 그와 같은 파출소 순경인 지훈, 동식의 30년 지기인 박정제 등 세 명이 지목당하게 됩니다.
동식이 슈퍼 앞에 잘려진 손가락을 놓으면서 소름 돋게 웃는 장면은, 동식을 범인으로 몰고 가기 충분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민정을 배웅하러 갔던 길에 있던 지훈, 민정을 집까지 바래다주었던 정제까지. 모든 이들의 알리바이와 드라마 내내 던져지는 떡밥은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이들 중 과연 20년 전 살인범은 누구일까요?
○ 내가 괴물인지, 괴물이 나인지
이 드라마는 제목 '괴물'에서 드러나듯, 이동식은 20년 전 여동생을 살인한 괴물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립니다. 또 한주원은 살인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점차 괴물로 변해갑니다.
매화마다 던져진 떡밥을 회수하면서, 시청자는 괴물이 과연 누구일까 찾게 됩니다. 괴물인 범인을 찾기 위해 몰입하면서 시청자 역시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괴물의 생각을 쫒기 위해서 같이 괴물과 동일시되는, 그런 아이러니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각 캐릭터마다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심리들을 풀어가며 진짜 괴물이 누구일지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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